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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기 우수리뷰] 불꽃카리스마 - 골든슬럼버
도서
골든 슬럼버
伊坂幸太?, 1971-, 웅진씽크빅, 2008
작성자 신흥섭 작성일 2012.08.24 최종갱신일 2012.08.24
조회수 425 추천수 0

일본 차세대 작가로 주목 받아온 이사카 코타로. 2008년 현재, 그의 놀라운 성장을 보여주는 소설, 『골든 슬럼버』를 소개한다. 암살범 누명을 쓴 한 남자의 3일을 기록한 이 소설로, 그는 올해 4월에 일본 서점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5월에는 야마모토 슈고로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데뷔 초부터 여러 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나 번번히 수상에 실패했던 그가 이번에야말로 평단과 독자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게 된 것이다.

어느 날 난데없이 암살범으로 지목된 한 남자가 누명을 벗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3일을 그린 이 소설은, 시간을 넘나드는 사건 전개와 치밀한 복선, 퍼즐식 구성으로 시작부터 끝까지 독자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특히 소설 초반에 흩뿌린 파편 같은 요소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주인공의 운명을 좌우하는 카드로 작용하거나, 전반부에서 나온 어떤 인물의 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가 후반부에서 예기치 못한 실마리가 되어 사건의 양상을 바꾸는 과정이 반복되는, 놀라운 플롯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루팡의 소식'을 읽다보니 연달아 추리소설을 읽게 되어서 흥미진진하였다. 하지만, '루팡의 소식'에 비해서는 조금 실망한 것이 사실이다. 젊은 나이에 총리에 당선이 된 가네다총리가 자신의 고향에 방문하여 퍼레이드를 한다. 그런데 퍼레이드를 하는 도중에, 무선조종헬기에 실린 폭탄에 의해서 살해되고, 센다이 시는 우왕좌왕해진다. 그리고 그 용의자로 '야오자기'라는 사람이 지목된다.

그리고 뒷 부분의, 4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은 야오자기의 도주와 그 주위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그를 아는 사람들은, 모두 그가 그런일을 할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뒤에서 은밀히 그를 돕게된다.

아오야기가 용의자로 지목된 이유가 속속들이 보도된다. 여기서 언론의 힘이란 얼마나 강력하고 조작적인지 공포를 느낀다. 매스컴은, 진위여부가 불확실한 정보들을 무분별적으로 내보내면서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하도록 만든다. 사람들은 TV앞에 앉으면 몽롱하게 받아들여지게 된다. 매스컴의 힘이란.

용의자로 지목된 그 사람은 아오야기가 아닌 '아오야기를 닮은 가짜'이다. 어떤 거대한 세력이 그를 용의자로 몰아가기위하여 그 사람을 닮은 얼굴로 누군가를 성형수술 한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는 그 세력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전혀 없다. 더구나 아오야기는 누명을 씌워 죽이기에 어떤 특별한 인물도 아니다. 나는 은근히 영화같은 것을 기대하였다. 야오자기가 그 가짜를 체포하여, 사람들에게 자신의 정당성을 알리며 의심을 푸는. 하지만, 결론은 너무 허무하다. 야오자기는 결국 자신의 얼굴을 성형수술 함으로써, 떳떳하게 살아간다는, 완전한 해결방안이 아니다. 그는 결국 '자신'을 버림으로써, 살아간다는 것이다.

비록, 케네디 암살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오즈월드는 사살되는 것으로 미스테리로 남는다. 하지만, 그는 결국 살아남는다. 오즈월드를 떠올리며. 그렇지만 입을 다물고만 있는다면, 죽는 것과 별 다른 것이라곤 생각되지 않는다.

결국,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을 기대한 나는 '거대한 세력'에 대한 구체적 언급도 없으며, 총리를 살해한 이유도 전혀 밝혀지지 않았다. 어떤 것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덮어두는 쪽으로 해결된다. 아니, 이건 해결이라고 말하지도 못하겠다.

과연 이사카 코타로는 이 책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하였을까.

이 책의 제목인 '골든 슬럼버(Golden Slumber)'는 '황금 낮잠'이라는 뜻이다. 비틀즈 노래 중에, 'Golden Slumber'가 있는 데, 이 노래는 폴 매카트니가 해체된 비틀즈의 멤버를 모아서 완성시켰다고 한다. 그렇지만 끝내 재결합되지는 않았다고. 가사 중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Once there was a way to get back homeward..........Golden Slumber fill your eyes...'

책의 주인공 아오야기가 부르는 노래이다. 그는, 다시 옛날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에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용의자로 지목되고, 자신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고 해도 '누구나 범인은 그렇게들 말하지.'라고 하는 현실에 대해서, 예전처럼 돌아가지 못하는 것을 느끼며 부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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