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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기 우수리뷰] 모던패밀리 - 완역사기본기
도서
(완역) 사기본기
司??, ca. 145-ca. 86 B.C, 알마, 2012
작성자 김성은 작성일 2012.08.24 최종갱신일 2012.08.24
조회수 594 추천수 0

실제로 처음으로 고전 인문 도서를 접했다. 옛날에 만화로 된 삼국지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은 것을 제외하고는 직접 그 시대의 역사를 서술하고 논평을 한 책은 처음이었다. 사마천이 자신이 궁형을 감내하면서까지 사기를 지으려 했다는 것을 읽고 그의 치열한 역사 의식덕분에 우리가 멀고 먼 신화 속 이야기 같은 그 당시의 일을 자세히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치욕을 견뎌 내고 세인들에게 이름을 떨친 관중(管仲)이나 오자서, 경포 등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여 그들의 전기를 따로 마련한 것도 그들의 삶이 사마천이 자신의 처지와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그런 활동을 했을 것이다. 극복하기 어려운 치욕을 감내하면서 자신의 이상과 소신을 펼쳐 보인 그의 정신력이 놀랍다.

사기가 다른 역사서들과 가장 구별되는 점은 그 안에 담긴 사마천의 현실적인 역사관이다. 사마천은 명분보다는 실질을 중시하는 관점을 곳곳에서 드러냈으니, 예를 들어 항우는 제왕이 되지 못하고 한 고조 유방에게 패배했음에도 항우의 이야기를 열전이 아닌 본기에 실어 [고조 본기] 앞에 배치했다. 사마천이 [항우 본기]를 [사기 본기]에 넣은 것은 그가 진(秦)을 멸망시키고 실질적인 통치권을 확보한 것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그 당시 의제가 있었지만 명목상의 존재일 뿐 모든 실권이 항우에 있었으며, 진나라를 멸망시킨 항우가 스스로 ‘서초패왕’이 되어 제후왕을 임명하는 등 사실상 절대 권력의 소유자였다는 사실에 주목한 것이다. 꼭 왕권을 이어가거나 명목상의 왕만 기록해야 한다는 것이 아닌 시대의 흐름을 읽고 영리하고 용맹하게 행동했던 인물들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또한 사마천은 유약하고 무능하며 꼭두각시에 불과한 혜제 대신, 실질적으로 천하를 장악했던 여 태후를 내세워 [여 태후 본기]를 썼다. 이것 또한 사마천의 현실적 역사관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사마천은 여 태후의 군주적 지위는 인정하되, 그녀의 부정적 면모를 가감 없이 드러내 보였다. 유연한 사고 방식으로 후대에 모범이 되고 본보기가 될 만한 인물과 사건을 객관적으로 서술했다. 또한 당시 사건을 서술하는데에는 최대한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서술을 마친 후에 평을 하는 식과 진나라가 멸망하게 된 이유를 자신과 같은 견해를 가친 다른 학자의 책을 완전히 인용하여 말하는 방식이 파격적이었다.

사기의 밑바탕에는 ‘변화’야말로 역사의 기본 틀이며 이것이 없다면 역사의 존재 당위도 없다는 것, 즉 변화가 인류 사회 발전의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전제되어 있다. 사마천은 [십이 제후 연표]의 서문에서 “사물이 성하면 쇠하니 진실로 그것이 변화하기 때문이다.”라고 했으니, 역사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것이 기본이며 그런 변화하는 양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 역사가 본연의 자세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마천은 화이불분, 즉 중원과 이족을 구분 짓지 않는 열린 역사의식을 지니고 있었다. 예를 들어 [사기 세가]의 첫 편인 [오태백 세가]는 오나라가 주나라 태왕의 아들인 태백의 후예이고 월나라는 우임금의 후예이며, 흉노의 선조는 황제의 후예라는 시각으로 우월론적 중화주의를 부정하는 관점을 담고 있다. 춘추시대 오나라의 위상이 북방의 전통 강국 진(晉)나라나 동방의 강소국 노나라, 정나라의 위상에 비해 현저히 낮은 비주류였음에도, 이 편을 [사기 세가]의 첫머리에 두었다는 것은 매우 독창적인 안목이라 할 것이다.

아울러 사마천은 덕정을 중시하는 통치관을 지니고 있었고,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가장 근본은 인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면모는 진섭, 진승을 열전이 아닌 세가에 편입시킨 데서도 엿보인다. 진 말기 일개 고용살이 신분에서 군사를 일으켜 왕이 되었다가 불과 6개월 만에 평정된 진섭을 통해 사마천은 거대 제국 진나라의 멸망을 그렸다. 진 제국도 일개 고용살이에 의해 무너질 수 있다는 현실, 즉 보이지 않는 백성들의 힘이 대단히 무섭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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