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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4기 우수리뷰] 오장육 - 철학이 필요한 시간
도서
철학이 필요한 시간 : 강신주의 인문학 카운슬링
강신주, 1967-, 사계절, 2011
작성자 피터팬 작성일 2012.08.24 최종갱신일 2012.08.24
조회수 1630 추천수 1

인문학을 접한 지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문학은 마치 양파처럼 한 꺼풀 벗기고 나면 또 한 겹이 싸여 있는 그런 느낌을 내게 주곤 한다. 벗겨도 벗겨도 알 수 없는 인문학은 아마도 우리네 삶의 모습과 같지 않을까? 행복으로 충만했다가도 어느 샌가 불행의 그늘이 드리워지기도 하는, 인생은 인문학처럼 오묘한 것이다. 강신주의 철학이 필요한 시간에서는 인문학은 주어진 현실과 인간의 삶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면서 인간의 자유와 행복을 꿈꾸려는 학문이다. 라고 정의한다. 인문학에 관한 관심은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인문학의 위기를 말하고 있는 현실은 곧 삶의 위기라는 말과도 같다. 생존의 위기 속에서 철학이나 시를 읽는다는 것은 어쩌면 사치에 가까운 것이기에 인문학의 위기는 삶의 위기와 동의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럼 현실은 왜 이토록 피폐해졌을까? 과학의 발달로 생활은 편리해졌고 인터넷의 발달로 세계는 글로벌화되어 하나가 되어가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일까? 이것에 대해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성찰과 노력으로 직면한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해야 하며 비트겐슈타인의 말처럼 "생각하지 말고 사태를 있는 그대로 보아야만 한다."는 인문정신으로서 현실을 직면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태를 있는 그대로 보기 위해서는 진정한 내면의 나를 만나야한다. 삶은 마치 연극처럼 진행되고 있고, 그렇게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한다. 인간의 삶이란 연극에 불과하다는 통찰에 이른 철학자 에펙테토스는 “너는 작가의 의지에 의해서 결정된 인물인 연극배우라는 것을 기억하라.” 여기서 말하는 작가는 신을 의미한다. 신에 의해서 우리가 연기해야 할 배역들은 모두 정해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태어나자마자 관계를 맺는 사회적 존재인 운명을 타고 난다. 가족이라는 테두리나 회사에서, 또는 학교에서, 사회적 관계에 어울리는 페르소나를 써야 한다. 그러나 인간은 평생 가면을 쓰고서 살 수가 없다. 외롭기 때문이다. 자신의 맨얼굴이 아니라 자신이 불가피하게 쓰고 있는 페르소나만을 좋아하는 사람들 속에서 고독을 느낄 수밖에 없다. 가끔 가면을 벗고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망을 느끼는 것은 자신의 슬픔을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싶은 것이다. 에픽테토스는 페르소나와 맨얼굴을 동시에 가지고 삶을 영위해야만 하는 인간의 숙명을 간파했던 철학자였다. 페르소나를 벗고 맨얼굴의 나를 만나는 일의 시작이 비로소 인문학으로 들어가는 첫걸음의 시작인 것이다.  

진짜로 살아내기 위해서는, 화려한 페르소나를 약속하는 거짓된 인문학보다는 페르소나를 벗고 맨얼굴로 자신과 세계에 직면할 수 있는 힘을 주는 인문 정신이 중요하다. 거짓된 인문학은 진통제를 주는 데 만족하지만, 참다운 인문학적 정신은 우리 삶에 메스를 들이대고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려고 한다. 이 책은 진정한 인문정신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한 걸음 다가서게 하는데 우리에게 일어나는 매 삶에 직면하는 난제를 종교에 의지하거나 기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찰하고 해결하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인문정신의 핵심이라 말한다. 

1장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에서는 니체와 라캉, 맹자, 에피쿠로스 철학자의 이야기를

2장은 나와 너의 사이에서는 칸트와 사르트르, 공자, 정약용, 스피노자, 이리가라이, 장자, 한비자

3장은 나 너 우리를 위한 철학의 장으로서 베르그송, 벤야민, 묵자, 노자, 헤겔, 들뢰즈 등 48가지의 인문학적 치유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소통과 공감이란 개념이 시대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왕간의 [왕심재전집]에 도인이 어느 날 시장에서 미꾸라지를 통해서 소통과 공감의 도를 깨닫는 내용이 있다. 본능에 충실한 미꾸라지로 인해 드렁허리들이 힘을 내는 모습을 보며 우리 사회가 의식적으로 소통과 공감을 느끼는 것 보다 개개인의 삶과 내면 성찰에 충만할 때 저절로 소통과 공감이 가능한 사회를 만들게 한다는 것이다. 타인과 공감하며 공존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본성에 부합되는 사실을 자각하게 될 때 비로소 우리는 삶의 의지가 충만한 미꾸라지가 되는 것이다. 이런 깨달음은  <철학이 필요한 시간>을 3장으로 나누어 페르소나를 벗어버리고 맨얼굴의 나를 찾고 나와 너의 사이라는 관계에서 오는 문제들을 그리고 더 나아가 나, 너 우리라는 포괄적인 문제들을 마주보게 하는 것이다. 해마다 우울증에 의한 자살도 늘어가고 있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상처는 깊어가고 있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는 상상치 못할 폐륜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현대사회이다. 점점 팍팍해져 가고 있는 사회 속에서 감정도 이성도 불안하기만한 우리시대에 현실을 직시하고 반성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묵자는 세상의 모든 전란과 찬탈과 원한이 일어나는 까닭이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라 했다. 우리에게 사랑을 대처할 수 있는 마지막 학문이 있다면 아마도 인문학이 아닐까 한다. <철학이 필요한 시간>을 통하여 우리에게 씌어져 있던 페르소나를 벗고 진정한 맨얼굴의 나를 발견하는 것, 그것이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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